[독일] 분리수거 방법과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해외여행을 몇 번 다녀왔지만 여행지에서 쓰레기를 어떻게 버릴지를 고민해 본 게 독일에서 처음입니다. 뭐 사실 여행은 아니고 업무차 한 달여 기간 동안 출장이었지만요.
저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였고 간단하게 음식도 해 먹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도 버려야 할 일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내 호텔에서 지냈더라면 하지 않았을 고민입니다. 일주일 정도 모으다 보면 이젠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숙소 호스트에 따라 또는 머무는 기간에 따라 쓰레기를 그냥 놔두고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제 경우는 직접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쓰레기통을 찾아보게 됩니다.
독일도 쓰레기 버리는것은 우리나라랑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분리수거, 일반 쓰레기 등으로 분류해서 버립니다. 도시마다 조금씩 다르기는합니다만 제가 머물었던 아헨 기준으로 알아봅니다.
독일에서 한달살기나 에어비앤비로 장기 체류하시는 분들은 꼭 도움이 되실 겁니다.
차례
1. 분리수거 방법
2. 보증금 환급
3. 기타 쓰레기 처리
1. 분리수거 방법
다음은 제가 곤란했던 가정에서 생기는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입니다. 저처럼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숙박하시는 경우 호텔과 달리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으니 좋긴 하지만 쓰레기 처리 문제가 생깁니다. 그냥 버리려고 해도 우리나라처럼 일반쓰레기를 어떻게 버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아래는 제가 머물던 숙소 옆에 있던 쓰레기장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기에 쓰레기를 버리려 해도 출입 열쇠가 있어야 합니다. 호스트가 준 열쇠꾸러미에 달린 열쇠가 3개였는데 하나는 공동현관, 집현관, 나머지 하나가 저 쓰레기장 출입문 열쇠였습니다. 환경미화원이 수거해 갈 때는 누가 열어주나 궁금하긴 했습니다.
색깔도 다르고 크기도 조금씩 다릅니다. 예상대로 뚜껑 색깔마다 버릴 수 있는 게 각각 다릅니다.
호스트가 알려준데로 공동현관 출입구 옆에 벽보가 하나 붙어있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 요령입니다. 영어가 아니라서 독일어 번역기로 확인해 봅니다.
번역이 정확하지는 않은 듯 하지만 대충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양하게 나열했지만 쉽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회색(검은색) - 일반쓰레기 : 기저귀, 스타킹, 고무, 장난감, 페인트, 약, 도자기, 칫솔, 담배꽁초 등
갈색 - 음식물쓰레기 : 남은 음식(빵, 고기, 야채, 치즈, 과일), 커피 찌꺼기, 달걀껍데기 등
녹색 - 자연쓰레기 : 꽃, 깃털, 나뭇가지, 식물, 잔디 등
노란색 - 재활용쓰레기 : 플라스틱 병, 우유팩, 제과포장지, 알루미늄 튜브, 금속 포일 포장지 등
파란색(추가) - 종이쓰레기 : 포장 박스 등
그런데 생각해 보니 좀 전에 봤던 쓰레기장에 음식물을 버려야 할 갈색통이 없습니다.
벽에 붙어있는 안내지 내용과 실제 쓰레기통 색깔이 다릅니다. 회색은 검은색통 같고, 갈색통 대신에 파란색통이 있습니다. 그럼 음식쓰레기를 파란색통에 버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확인차 쓰레기장으로 가서 하나하나 뚜껑을 열어 확인해 봅니다. 현지인들인 이웃들이 버린 쓰레기를 보면 어떻게 버려야 할지 감이 오겠죠.
먼저 노란색통은 재활용쓰레기가 맞는 듯합니다. 비닐도 들어있던데 포장지 항목에 해당하나 봅니다. 우유팩과 플라스틱도 보입니다.
초록색통은 자연적으로 분해될 수 있는 식물들을 버리는 게 맞고요. 흙도 버리네요
회색? 검은색통은 일반쓰레기입니다. 비닐봉지에 넣어서 버립니다.
대망의 파란색통입니다. 음식쓰레기 일까 봐 조심스레 뚜껑을 들어봅니다.
예상과는 달리 안에는 종이만 있습니다. 안내에는 없었지만 파란색통은 종이쓰레기를 버리는 통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우유팩은 종이가 아닌 노랑색통 재활용에 버립니다. 음식물 등이 뭍은 종이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하고요. 예상과 빗나가서 좀 당황했습니다. 그렇다면 음식쓰레기는 어디다 버리는 거지?
다음날 다시 가보니 초록색통에 누가 음식 쓰레기를 버렸더군요.
호스트에게 물어보니 갈색 종이봉투에 넣어서 초록색통에 버리라고 합니다. 어디에 버릴지 애매한 것들은 그냥 일반쓰레기로 버리라고도 하고요.
갈색봉투는 마트에서 빵 살 때에 가져온 것을 쓰면 되지만 젖은 음식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찢어 저 버릴 테니까요.
그러다 보니 젖은 음식은 어느 정도 말려서 비닐에 담아 일반쓰레기로 버렸습니다. 빵이나 피자조각 같은 건조한 음식들은 종이에 담아 버렸고요.
음식문화가 달라서 쓰레기 버리는 방식도 다소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주의할 점은 쓰레기통이 꽉 차있다면 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가져가서 다음에 버리던지 해야 합니다. 쓰레기통 옆에다 두면 그냥 버린 걸로 간주되고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쌓아 넣어두면 위에 걸 옆에 버려두고 통 안에 것들만 수거해 가기도 합니다.
PET병 등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같이 부피가 큰 것들이 간혹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길 가다 보면 아래사진처럼 집 앞에 노랑봉투에 담긴 쓰레기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활용쓰레기는 노란색통에 그대로 넣어도 되고 이렇게 노란색봉투에 담아 버려도 됩니다.
갈색종이봉투(바이오 쓰레기)와 노랑색 비닐봉지 등은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2. 보증금(PFAND) 환급
재활용 쓰레기 중 몇몇은 보증금(PFAND, 판트)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캔이나 PET병 중에 아래 마크가 있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원래 가격보다 보증금이 더해져 좀 더 비싸게 계산됩니다.
영수증에 보면 캔, 병, PET 상품 밑에 PFAND라고 추가된 것이 있습니다. 이게 보증금인데 병맥주는 0.08유로, 2리터들이 PET병 물을 샀을 때는 0.25유로가 추가되었습니다.
보증금을 환급받기 위해서는 마트로 가야 합니다. REWE나 Lidl 등 좀 큰 곳에는 아래 사진처럼 생긴 기계가 있습니다. 이곳에 캔이나 PET를 넣으면 영수증이 나오는데 이것을 캐셔에게 가져가면 돈으로 받을 수도 있고 다른 물건 구매 후 해당 금액만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빈 용기의 형태가 유지된 상태여야 합니다. 찌그러진 캔은 인식이 안됩니다. 저 판트 마크가 훼손되어도 안된다고 합니다. 기계에 넣으면 빙빙 돌며 저 마크를 찾아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재활용을 유도하는 정책인데 자리를 잘 잡은 듯 꽤 여러 사람이 장바구니에 들고 와서 넣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장바구니도 사용하게 되고, 장보기 전 보증금 환급받고 물건 사고 나서 보증금만큼 할인받고 선순환이 되는 체계입니다.
3. 기타 쓰레기 처리
유리병 중 보증금 환급이 안 되는 제품이나 모양이 특이한 것들은 아래 사진에 있는 커다란 통에다 색깔별로 구분해서 버려야 합니다. 이통은 크기가 커서 주택가 외진 곳에 주로 있기 때문에 버리려면 내 주변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이외에도 폐 가구 등 부피가 큰 것들은 아침시간에 지정된 곳에 내다 놓으면 되는 듯합니다.
버릴 일이 없어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아침 일찍 거리로 나왔을 때 있던 폐기물이 저녁때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니면 해당지역 대형폐기물 버리는 곳에 직접 버리러 가야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행 중에 생긴 쓰레기나 길거리음식을 먹거나 해서 생기는 쓰레기들은 아래처럼 귀엽게 생긴 쓰레기통에 그냥 버립니다. 이곳 아헨에는 우리나라보다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많습니다. 보시다시피 재활용 구분도 없어서 그냥 버리면 됩니다.
독일도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체계가 잘 되어 있는 듯합니다. 환경미화원도 많이 볼 수 있었고요.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와 분리수거하는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아 쉽게 구분해서 버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색깔의 통이 있으니 어떻게 버릴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실 현지인들도 100% 잘 지키지는 않고 있어서 섞여있는 내용물 때문에 더 헛갈렸습니다. 이 글을 참고하신다면 독일에서 지역이 달라도 어느 정도는 일치하기 때문에 분리수거와 음식쓰레기 버리는 것도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