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맛집] 크래버 대게나라 후기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들과 점심식사로 킹크랩을 먹고 왔습니다. 천안에는 대게와 킹크랩 식당이 몇 군데 없었는데 카카오지도 검색 해보니 없던 곳이 새로 생겼네요. 올해 2월에 오픈한 것 같습니다. 평도 괜찮고 평점 알바를 쓰는 것 같지도 않아서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근처에 오면 건물에 붙어있는 커다란 대게가 눈에 띕니다. 도착해보니 새 건물입니다. 건물 앞뒤로는 밭과 과수원이 있어 조금 독특합니다. 의도적인 건 아닌 듯합니다.
위치
주소 :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한들 2로 13
예약
사이트가 있길래 들어가 보니 체인점입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아직 천안점은 반영이 안 되어 있습니다.
하루 전날 저녁 전화로 예약하였고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습니다. 인원수와 원하는 시간대를 말하면 예약 가능여부를 확인한 후 미리 메뉴를 주문합니다. 당일에 메뉴판을 보고 하고 싶었는데 예약하는 경우는 사전에 주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가격
제가 다녀올 때('23. 5. 7.)의 시세는 1kg당 대게가 9.8만 원, 킹크랩이 8.8만 원이었습니다. 성인 4명에 아이 1명이었고 추천에 따라 킹크랩 4kg으로 주문하였습니다. 성인 기준 인당 1kg 정도가 무난하지만 저희 가족처럼 식사량이 적은 경우 마지막에 볶음밥까지 생각하면 4명이서 3kg 정도도 괜찮을듯합니다.
주차
넓은 부지에 단독건물이라서 주차장이 꽤 넓습니다. 건물 왼쪽이 주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고 이곳뿐만 아니라 건물 뒤쪽에도 주차할 수 있습니다. 주차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내부는 심플한 외관과 달리 신경을 많이 쓴듯합니다. 나무소재를 많이 사용해서 따듯하고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일단 모든 게 새 거라서 깨끗합니다.
들어서면 왼쪽으로 룸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어버이날 전날이기도 해서 손님이 많아서인지 룸으로 예약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른쪽 편 홀에 있는 일반석도 상당히 쾌적합니다. 저희가 앉은자리는 한쪽은 일반 의자 2자리, 반대편은 벤치시트였습니다. 벤치시트에는 어른 3명이 앉아도 될 정도로 길었습니다. 저희 부부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서 불편 없이 식사했습니다.
예약시간에 가니 식기 세팅이 가지런히 되어있습니다. 미리 예약할 때 주문도 했으니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게살죽과 샐러드가 제일 먼저 나옵니다.
식전죽을 따듯하게 먼저 먹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샐러드는 노란색 유자소스가 새콤달콤 맛있습니다. 약간 달달합니다.
그리고 바로 연어샐러드와 살얼음 낀 동치미가 나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연어샐러드보다 소스와 채소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맛있었지만 약간 달았습니다. 동치미는 안 먹어봤네요.
다음으로 나온 건 회와 해초류, 그리고 이름 모를 토마토 요리입니다.
토마토 요리는 껍질 벗긴 토마토 안에 오득오득 씹히는 해파리와 새우, 오징어들이 겨자소스 약간과 함께 들어있습니다. 인원수에 맞게 조각을 내주십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다른 데서는 먹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재미있고 맛있었던 요리입니다.
회는 광어회가 나왔고 잘 모르는 저로서는 쫄깃하니 맛있었습니다. 해초류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고 식욕을 좀 돋워주기는 했습니다.
다음에 나온 요리는 좀 생뚱맞았습니다. 튀김과 갈비찜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복주머니 모양의 피자 만두 튀김과 치킨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앞서의 음식들이 아이가 잘 못 먹는 것들이었는데 이제야 아이가 먹을 만한 게 나왔습니다.
갈비찜은 안 먹어봤습니다. 킹크랩 먹으러 와서 갈비찜으로 배를 채우는 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들 맛있었다고 하시네요. 개인적으로는 갈비찜 빼고 가격을 낮추던지 새우나 호박튀김 등으로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산물 먹으러 왔는데 갈비찜은 뭔가 어색합니다.
드디어 메인이 나옵니다. 사진으로 크기 가늠이 잘 안 되지만 3마리 4.14kg입니다. 영수증에 kg이 나와있긴 하지만 뭐 믿고 먹어야죠 어떤 곳은 수조에서 골라서 무게 확인하는 곳도 있긴 하지만 다 마찬가지로 내 식탁에 나오는 게 어떤 건지는 손님은 모르죠. 노량진이나 강릉 중앙시장 등에서 바꿔치기에 대한 말들이 하도 많으니 소비자로서는 의심할 만도 합니다.
껍질 크기를 보니 여기는 양심껏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손질을 다 해서 나옵니다. 다리 하나하나 자르고 옆면을 따라 껍질을 갈라서 나오므로 손쉽게 발라 먹을 수 있습니다. 먹기 가장 편하게 손질되어 나온듯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함수율이니 제철이니 그런 건 잘 모릅니다. 그래도 먹어보니 살도 많이 차있고 탱탱하니 그저 맛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징어 무말랭이 무침과 대게탕이 나옵니다. 무말랭이는 너무 딱딱하지 않고 ㅂ 더러운 편이고 오징어 진미채도 적당한 비율로 섞여있습니다. 밑반찬등에는 재료나 양념을 아끼지 않고 만드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식당이죠.
대게탕은 국물이 잘 우러나있고 청양고추로 약간 칼칼하게 되어 킹크랩 먹는 중간중간 입가심으로 좋습니다.
마지막에 사진을 못 찍었는데 볶음밥 3개를 주문하면 남아있는 게딱지의 내장과 볶아줍니다. 저희는 배가 불러 볶음밥을 바로 포장해서 나왔습니다. 게딱지 하나에 밥 하나 정도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참고로 볶음밥은 별도 계산(공기당 2,000원)입니다.
후식인 레몬차를 끝으로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입구에 준비되어 있는 커피 한잔씩 했습니다. 원두커피와 믹스커피 둘 다 있습니다.
대게나 킹크랩, 랍스터가 가성비 음식은 아니고 오늘 같은 어버이날이나 생일 같은 가족의 기념일에 찾을 수 있는 제법 금액이 있는 음식 입다. 대게나라에서 그에 걸맞게 잘 먹고 온 식사였습니다. 밑반찬이나 음식들 퀄리티도 높았고 메인인 킹크랩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손질이 잘돼 어이 있어 편하게 먹을 수 있었고요.
직원들 친절도도 아주 높습니다. 벨 누르면 네 고객님하고 여기저기서 대답합니다. 음식 나올 때 설명하는 것도 그렇고 귀찮게 이것저것 가져달래도 친절합니다. 대부분 학생들로 아르바트를 쓴 것 같지만 교육이 상당히 잘 되어 있었습니다.
만만한 가격대가 아니니 자주 오지는 못하겠지만 대게나 킹크랩 먹으러 갈 땐 앞으로 여기만 가려고 합니다. 뭐 오픈빨이거나 개업 초기라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 집안 행사 등으로 좋은 곳으로 식사자리 알아보시는 분이시라면 빨리 와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온전히 제 돈으로 사 먹고 남기는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