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관한 궁금증 #1] 비와 강우량 측정 단위
초여름 최대 관심사는 오늘 비가 예보되어 있는지입니다.
우산을 챙겨야 하나? 하는 고민부터 휴가 날짜 잡는데 까지 우리 삶에 참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적으로 비와 관련해 가장 궁금했던건 뉴스에서 말하는 비 예보가 왜 길이 단위인 mm 일까? 였습니다.
강우량이면 물이니까 리터(L) 단위를 쓰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궁금증에서 시작해 구름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비에 관한 이것저것 궁금한 내용들을 찾아보고 블로그로 정리하였습니다.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니 깊은 내용까지는 다루지 못했지만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비에 관한 것들을 알아봅니다.
2편의 글로 나눠서 올릴 계획이고 첫번째로는 비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강우량 측정에 관한 글입니다.
차례
· 비가 만들어지려면
· 우리나라의 비
· 강우와 강수
· 비의 양
· 비가 내리는 시간
비가 만들어지려면
일반적으로 비는 습기를 머금고, 위로 상승하는, 따듯한 기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구름에서 내립니다.
그래서 비구름들은 대체로 하늘 높이까지 아주 두텁게 쌓여있고 색도 어두운 회색을 띱니다.
구름 속에 포함된 아주 작은 물방울들(수증기처럼)은 높은 고도에서는 물이 아닌 얼음의 형태로 있게 됩니다.
지구로부터 멀어지면, 즉 고도가 높아지면 공기의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인데 바람이 불어오거나 계속해서 수분이 공급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얼음 알갱이끼리 서로 붙게 되면서 무거워져 떨어지고, 떨어지면서도 여러 알갱이가 더 합쳐지면서 크기가 더 커집니다. 또 내려올수록 공기의 온도는 높아져 물(비)로 변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구름의 형태가 있지만 적란운, 난층운이라는 구름의 형태에서 주로 비가 내리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지점의 높이는 지면에서 약 2~3km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비
우리나라에서는 초여름 장마철(6~8월)에 비가 많이 오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대륙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봄부터 따듯해진 태평양의 고온 다습한 공기덩어리(기단)가 점차 확장을 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 깔려있던 대륙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들 위로 올라가면서 그 경계지점에 장마전선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태평양에서 습기를 머금고 더워진 공기가 경계지점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비구름을 만들고 비가 내리는 것이지요. 기단끼리 서로 힘을 겨루며 오르락내리락하는데 하필 우리나라 주변에서 하게 되어 많은 비가 오락 가락 합니다.
그러다 태평양의 덥고 습한 공기가 찬공기를 완전히 북쪽으로 밀어내면 이제 무더운 여름이 시작됩니다.
반대로 가을이 되면 북쪽의 찬 공기는 확장을 하고 더운 공기는 세력이 줄어드느데 찬공기는 아래로 깔리다 보니 상승지 못하고 습도도 낮아서 비구름을 만들지 못합니다.
가끔은 가을비라고 해서 공기가 어지럽게 섞여있을 때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여름 시작때와는 달리 여름이 끝날 때는 장마전선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을비가 내리긴 합니다. 이후에 추워지기 시작하죠
그 외에도 많은 비를 내리는 건 태풍입니다.
해마다 우리나라를 지나는 태풍은 일정하지는 않습니다만 한번 오면 정말 많은 비를 쏟아냅니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해안에서 만들어지는 중심 최대 풍속이 17m/s 이상인 열대저기압이 뜨거운 태양열에 의해 증발되는 바닷물을 흡수하여 그 세력을 키워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중국이나 우리나라, 일본으로 이동하여 소멸합니다.
올라오는 경로가 대체로 비슷한 것은 역시 대륙기단과 태평양기단의 경계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따듯한 바다에서 힘을 얻고 육지에 상륙하면 더 이상 뜨거운 수증기를 공급받지 못해 힘이 약해지는 것입니다. 태평양에서 퍼온 물을 다 쏟아붓고 가는 것입니다.
강우와 강수
'비'의 한자어인 '강우'와 '강수'는 흔히 혼용되는데, 강수가 더 큰 범위의 용어입니다.
'강우'는 '비'만을 말하고 '강수'는 비, 눈, 우박, 안개, 서리, 이슬 등을 다 포함하는 말입니다.
강수 : (降水) 떨어질 강, 물 수 : precipitation
강우 : (降雨) 떨어질 강, 비 우 : rainfall
비의 양(강우량)
그렇다면 비의 양은 어떻게 나타낼까요?
먼저 강우량은 단위가 mm입니다. 말로는 '량(양)인데 용량 단위인 리터(liter)가 아닌 길이 단위인 mm로 말합니다. 언뜻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역사적으로 과거의 측정방식을 지금까지 따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또 공간 개념으로 봐도 좀 더 직관적이기도 합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0cm x 100cm x 100cm 인 커다란 정육면체 수조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수조에 10L의 물이 채워져 있다'는 것과 '수조바닥 1cm 높이까지 물이 채워져 있다' 중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물이 얼마나 있나 생각하기에는 후자가 더 쉬워 보입니다.
그렇지만 앞서 두 가지 경우는 사실 동일한 양입니다.
물 1 cc(cubic centimeter)는 1cm x 1cm x 1cm의 정육면체에 물을 가득 채운 양으로 정의합니다. 또 물 1 cc = 1 ml입니다.
100cm x 100cm x 100cm 수조에 가득 채우면 1,000,000 cc인데 높이를 1cm만 채웠으니 10,000cc = 10,000 ml = 10L입니다.
그러니 그냥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길이(높이 또는 깊이) 단위로 한 것 아닐까요?
다시 말해 비가 1mm 내렸다는 건 100cm x 100cm x 100cm 부피의 수조에 0.1cm 높이로 채워졌으므로 100 × 100 × 0.1 = 1,000cc = 1 L입니다.
1mm 정도면 신발 바닥면만 조금 젖을 높이입니다.
"서울지역에 오늘 하루 10mm 비가 내립니다"라고 하면
하루종일 창밖을 바라보는데 길거리에 1cm 차오르는 정도로 비가 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다 하수구로 빠져나가겠지만요.
비가 내리는 시간
강우량 얘기를 할 때 시간 개념은 꼭 들어갑니다.
하루에 몇 mm 내렸다던지 한 시간에 몇 mm의 비가 내린다 등 기간이 함께 포함됩니다. 동일한 10mm라도 1시간 동안 내리는 것과 24시간 동안 내리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보통 기상청 동네예보를 보면 시간대 별로 강우량이 표현되니 참고하면 됩니다. 이때 시간당 3mm만 되어도 우산을 챙겨야 합니다.
기상청에서는 3시간 동안 60mm, 12시간 동안 110mm의 비가 예상되면 호우주의보를 발령합니다.
그보다 더 많이 3시간에 90mm, 6시간에 180mm가 예상될 때는 호우 경보를 발표합니다.
그러니 시간당 10mm 정도가 내린다면 제법 많은 양입니다.
다음 편에는 내린 비의 양을 측정하는 강우량계에 대해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