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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관한 궁금증 #2] 비를 측정하는 도구, 우량계

qT-REX 2023. 7. 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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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글에서는 강우량계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강우량계라고도 하고 강우설량계, 강수량계라고도 불립니다. 가장 흔하게는 우량계라고 하죠

내린 비의 양을 절대 수치로 측정하는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보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정확성을 더 높일 수 있고 비로 내린 물을 이용하는 데에도 기준이 되는 중요한 수치값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관측값이기에 관측기기인 우량계는 정밀하고 신뢰도가 높아야하는 장비입니다.
 
 

차례
 
· 우량계의 역사
· 우량계 종류
· 우량 관측지점의 대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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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관한 궁금증 #1] 비와 강우량 측정 단위

초여름 최대 관심사는 오늘 비가 예보되어 있는지입니다. 우산을 챙겨야 하나? 하는 고민부터 휴가 날짜 잡는데 까지 우리 삶에 참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적으로 비와 관련해 가장 궁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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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계의 역사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1442년 5월 우량계로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측우기로 말입니다. 유럽은 약 200년 뒤 1639년 이탈리아 B. 가스펠라가 측우기를 만들어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측우기, 측우대
측우기와 측우대 / 이미지 출처 : 기상박물관


측우기는 3단 조립식 구조로 높이 31.5cm 지름 29.4cm 전체 무게 6.2kg의 청동으로 만든원통형 구조물입니다. 그 밑에 받침은 화강암으로 만든 측우대라고 합니다.

원리는 측우기에 고인 빗물을 주척이라는 옛날자로 깊이를 잰뒤 기록하는 방법으로 현재와 거의 동일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오늘날도 길이 단위인 mm로 표기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원통 크기는 지금과 다릅니다. 
 
현대의 우량계는 보통 지름이 20cm이고 빗물이 유입되는 입구 주변에는 바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바람막이 등의 기구물이 있습니다.

우량계에 가열장치와 눈을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해서 겨울철 눈을 녹이는 기능이 추가되면 강우설량계 또는 강수량계 라고 합니다.
 


 
우량계 종류

º 전도형 우량계

원형 입구로 들어온 비를 깔데기로 모아 나란히 붙어있는 티핑컵(Tipping Bucket)에 흘려보내고 이 티핑컵 중앙에 축을 연결해 시소처럼 동작하게 하는 우량계가 전도형 우량계입니다.
한쪽컵이 가득차면 무게로 인해 내려가고 내부의 빗물은 쏟아집니다. 반대쪽이 올라가 빗물을 담고 가득 차면 다시 내려와 쏟아내는 과정을 반복하고 이때 전기적 접점을 만들어 카운트를 해서 비가 얼마나 왔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티핑컵이 넘어간다고 해서 전도형이라고 칭합니다.
 

전도형 우량계 내부
전도형 우량계 내부 / 사진출처 : 위댄 홈페이지(http://www.wedaen.co.kr/)
전도형 우량계 내부 / 출처 : HyQuest solution 홈페이지



1mm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우량계의 한쪽 티핑컵의 용량을 계산하면, 입구 직경이 20cm 이므로 단면적을 구하고 거기에 1mm의 비가 내렸다고 하면, 10cm × 10cm × 3.14 × 0.1cm = 31.4 cc 가 됩니다.
 티핑컵의 용량에 따라 1mm, 0.5mm, 0.1mm 단위로 강우량 관측이 가능합니다.
 
 

º  무게식 우량계

세부적으로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커다란 통 아래에 로드셀이라는 무게센서 즉 저울을 달아놓고 비가 와서 통에 물이 차면 이 무게를 측정해서 비의 양으로 환산합니다.
통에 담긴물은 용량에 따라 정기적으로 버려줘야 합니다.
낙엽이나 곤충등이 물에 떨어졌을 때는 표면 파동의 변화를 감지할 정도의 민감한 무게 센서를 통해 알고리즘으로 걸러내며, 증발에 의한 변화도 감안해서 측정 가능합니다.
 

무게식 우량계 / 출처 : HyQuest solutions 홈페이지

 
 
다른 하나는
비를 모아서 0.5mm, 또는 1mm 양만큼 모이면 밸브를 열어 물을 버리고 버릴 때마다 카운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전도형처럼 티핑컵을 이용하는 경우나 일정한 용량의 통에 담았다가 배수펌프를 이용하여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게식 우량계(티핑컵 방식), 출처 : OTT 홈페이지




º  기상레이더
 
전자기파 펄스를 이용하여 비에 의해 반사되어 돌아오는 전자기파를 분석하여 강우량으로 환산하는 일종의 우량계입니다.
다른 우량계에 비해 크기도 굉장히 크고 복잡한 정도는 비교가 안됩니다. 
 
레이더 구성은 전파를 만들고 내보내는 송신기와 반사된 신호를 받는 수신기가 있고, 신호를 공간으로 내보내는 안테나와 이를 보호하는 레이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뒤로는 수신기에서 수신된 신호를 분석하는 신호처리기를 거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표출기로 강우량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기상레이더센터

 
레이더 수백 km까지 덜어진 곳까지 관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하나의 레이더로 우리나라 전체를 관측할 수는 없습니다. 주변의 높은 산들로 인해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 곳에 레이더로 관측하고 이 자료들을 하나로 합쳐서 전체적인 강우량 관측을 합니다.
레이더는 단순히 비의 양뿐만 아니라 비구름의 이동방향, 빗방울의 크기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른 우량계와 달리 설치된 지점만의 강우가 아닌 면적 강우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기상청 레이더 영상을 보면 우리나라에 분포된 비구름의 위치와 강우강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시각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초록색은 대략 시간당 1~2mm정도의 강우가, 빨강색은 15~20mm정도의 강우가 내리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레이더 강우량과 지상에 있는 우량계에서 측정된 강우량은 결과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레이더는 하늘에 있는 내리고 있는 비를 관측한 것이고 하늘에서 떨어지며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날리고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출처 : 기상청 날씨누리 화면 갈무리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과, 환경부, 국방부 등에서 레이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여러 레이더 자료를 공동활용해서 더 정확한 관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기상레이더센터

 

관측환경

강우량 측정에 있어서 우량계뿐만 아니라 관측하는 주변 환경도 중요합니다.
관측의 정확도를 위해 강우량 관측소는 바람의 영향이 없는 곳으로 선정하거나 구조물들을 이용하여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관측하고 있습니다. 우량계 주변에 나무나 전신주 같은 것들도 있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기상청 규정에 맞춰 까다롭게 관측환경을 조성한 곳에서도 2m 간격의 두 우량계의 연간 누적값을 비교하면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어쩌면 절대적으로 정확한 우량값 측정은 불가능하다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하늘이 보이는 곳은 어디든 비가 내리니 꼭 이런 조건들을 만족해야 하는지도 잘 이해는 안 되지만 뭐든 표준과 기준은 필요합니다.
레이더의 경우는 주변에 높은 산이 없도록 관측 반경에서 되도록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관측지점의 대표성

강우량 측정은 우량계가 놓인 지점에만 사실 유효합니다.
즉 엄밀히 말하면 실제로는 바람 등으로 인해 바닥면 100 cm×100cm(아까의 수조 밑면적)에서도 균일하게 비가 내리지도 않고, 우량계 입구 단면적을 통해 31.4cc가 들어왔다고 해서 주변에도 동일하게 비가 내렸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31.4cc는 지름 20cm 우량계 단면적에 1mm 비가 왔을 경우 용량)
하지만 우량계 단면적은 우량계를 중심으로 한 100 cm×100cm인 지역의 강우량을 대표하며 이 기준 단면적은 또 그 지역을 대표한다고 가정합니다. 

서울에 비가 10mm 왔다고 해서 우리 집 앞에 10mm가 왔다는 것도 아닙니다. 5mm가 왔을 수도, 12mm가 왔을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기상청에서 비 많이 온다고 했는데 우리 동네는 별로 안 왔다고 욕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우량계가 설치된 곳의 지점강우를 면적강우량으로 환산하며 이때 산술평균, 티센다각형, 등우선법 등을 사용하여 평균적인 강우량으로 적용합니다.
 
 


 

국가통계포털에서는 2013년 기준 594개소에서 강우량 관측소가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10년 전이니 지금은 더욱 많겠지요. 또 기상청 기상레이더는 11개, 환경부 강우레이더는 7개, 국방부 10개소 운영 중이고 레이더 자료를 실시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강우량 관측 기관은 기상청, 환경부(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지자체(시, 군, 구) 등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예보에만 관심이 많습니다. 그냥 비가 많이 왔네 적게 왔네 생각하고 지나가지만 기상청에서는 관측된 강우량 수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상 기상예보 난이도가 높다고 합니다. 큰 대륙의 끝에서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반도이고 국토 면적은 작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측불가한 변수들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비가 얼마나 올지 예보하는 것도, 내린 비의 정확한 양을 측정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예측과 관측의 정확도가 높아지기를 바라며 블로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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