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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소 씨앗들 심으면 싹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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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농장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봄이 오니 뭘 심을까 고민해 보다가 다이소에 가보니 각종 씨앗들이 여럿 판매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농장과 종묘사에서 파는 모종들을 심었습니다. 모종을 심으면 확실히 잘 자라기에 저 같은 왕초보 농사꾼들은 모종으로 심는 게 훨씬 편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모종 파는 곳에서는 다양한 작물을 팔지는 않더라고요. 쉽게 수확을 얻을 수 있는 손 많이 안가도 잘 자라는 것들로 판매를 하다 보니 새로운 것으로 심고 싶었는데 다이소에서 그동안 심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발견하여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전에 한번 베란다에서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었다가 다 실패했던 경험이 있어서 반신반의한 마음이 있지만 해보고 안되면 말지 하는 심정으로 한번 심어봤습니다.  

     

    여러 종류가 판매되고 있지만 저는 루꼴라, 양상추, 시금치, 당근만 도전해봅니다. 집에서 자주 먹는 채소들입니다. 

     

    다이소 채소 씨앗 종류



     

    먼저 흙을 준비합니다. 그냥 전에 가지고 있던 화분에 남은 흙을 이용해봅니다. 흙까지도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긴 합니다만 말 그대로 정말 대충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입니다. 제대로 하려면 적당한 화분과 작물에 맞는 흙, 비료까지 준비하면 좋겠죠.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화분에 담긴 흙

     

     

    종묘사에서 모종을 살때 껴온 트레이를 이용합니다. 아래쪽에는 물 빠지는 구멍을 송곳으로 뚫어줬습니다. 어디선가 과습과 통풍이 잘되야 좋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4종류이니 4칸씩 4줄을 준비합니다. 

     

    모종 트레이 바닥에 뚤린 구멍
    모종 트레이

     

     

    마른 흙으로 하면 흙먼지 날리니 물을 부어 반죽을 합니다. 그리고 씨앗을 뿌리고도 어차피 물을 줘야 합니다. 

     

    화문 흙에 물 붓기

     

     

    트레이에 각각 채소의 이름을 쓰고 씨앗이 들어갈 틈을 만든 뒤 각각의 씨앗을 뿌려줍니다. 어떻게 될지 몰라 여러 개를 뿌렸습니다. 발아율이 어떨지 모르니 뿌린 것 중 하나라도 싹이 트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원래는 씨앗도 파종 시기가 있습니다. 시금치를 제외하고는 다들 4월에 파종한다고 뒷면에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다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안 나오면 어쩔 수 없죠.

     

    씨앗마다 심는 깊이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단 일관되게 심어줬습니다. 일대로 일단은 거실에 두었습니다. 아직은 아침 기온이 베란다 보다는 집안이 따듯할 듯싶어서입니다. 이제 과연 싹이 날지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모종 트레이에 흙을넣고 씨앗 심기

     

     

    씨앗 종류별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씨앗 자체를 이렇게 자세히 본것도 너무너무 오래됐습니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 못 봤던 것 같네요. 물론 수박이나 참외 같은 건 제외하고요.

     

    루꼴라 씨앗입니다. 아주 작은 모래나 돌멩이처럼 보입니다. 모양도 일정하지 않네요.

    루꼴라 씨앗

     

    양상추입니다. 얇고 가벼운 마른 잎처럼 생겼습니다. 

    양상추 씨앗

     

    시금치는 의외로 붉은색입니다. 시리얼에 들어있을 듯한 모양으로 아삭한 식감일 것 같습니다. 

    시금치 씨앗

     

    당근 씨앗입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씨앗 모양과 채소의 모양이나 색깔은 연관이 거의 없습니다. 당근은 꼭 참외모양 같기도 하네요

    당근 씨앗



     

    3일 뒤

     

    루꼴라에서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올라오네요. 아직 다른 채소들은 잠잠합니다. 

     

    루꼴라 새싹
    루꼴라 새싹

     

     

    5일 뒤

     

    루꼴라 여기저기서 싹이 올라옵니다. 저희 집이 루꼴라 키우기에 적합한 온도인지 심은 것 대부분이 머리를 드러냅니다. 기분 좋네요.

     

    새싹들이 난 모종 트레이

     

     

    10일 뒤

     

    며칠 방심한 사이 다른 채소들도 싹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시금치는 잠잠하네요. 파종 시기가 안 맞아서 그런가 봅니다.

     

    새싹들이 난 모종 트레이

     

     

    이건 당근 새싹입니다. 여러 채소들 새싹들을 보면 다들 조금씩 개성 있게 생겼습니다. 

     

    당근 새싹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새싹들이 콩나물처럼 자랍니다. 줄기가 너무 긴데요. 이게 웃자란다는 것 같습니다. 제가 거실에 놓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충분한 햇빛이 없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집이 동향이다 보니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낮시간에는 거의 없습니다. 당근이나 양상추도 마찬가지 인걸 보면 광량이던 온도든 발아 후 성장하는데 조건이 조금 안 맞는듯합니다. 

     

    어느 정도 자라서 모종처럼 되면 밭으로 옮겨서 심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자라다 보니 옆으로 쓰러지고 힘이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는 안될 것 같습니다.

     

    웃자란 루꼴라 새싹

     

     

    어쩔 수 없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밭에 심었습니다.

    자세히 사진을 못 찍었는데 저 작은 새싹들을 밭 한쪽에 심었습니다. 이날 다른 구매한 모종들도 심었는데 사진 왼쪽 아랫부분에 고이 옮겨 심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남은 씨앗은 직접 밭에 파종했고요. 생각보다 발아율이 높아서 밭에 직접 뿌려도 잘 살아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 새싹 모종과 씨앗 둘 중 하나라도 성공해서 다른 모종들처럼 자라 준다면 좋겠네요

     

    모종을 심은 텃밭

     

    애초에 집에서 발아시켜서 모종으로 키운 후 옮겨심으려고 했던 건 큰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비둘기입니다.

     

    주말농장 여기저기를 뒷짐 지고 거닐면서 이것저것 쪼아 먹습니다. 농장에서도 씨앗 파종 후에는 그물망 같은 것을 올려놓으라고 안내해 줄 정도로 농장이 봄철 비둘기들의 뷔페입니다. 씨앗뿐만 아니라 이제 막 올라온 새싹들도 연한 먹거리일 뿐입니다. 그물망 같은 것이 없어서 일단은 그냥 돌아왔는데 다음 주에는 뭔가를 준비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씨앗을 심고 새싹이 트기까지의 과정을 집에서 아직 어린아이와 지켜보는 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아이는 너무도 신기해하니까요. 볕이 잘 드는 집이라면 베란다에서 조그만 화분에 심어서 키워보면 좋을듯합니다. 베란다에는 비둘기도 없고 물만 마르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준다면 다이소 씨앗들도 발아율은 상당히 높으니까요. 아이들 교육적으로도 좋을듯합니다. 잘 키워서 수확해 먹을 수 있다면 아이에게도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자라서 긴 시간 후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요.

    아무튼 저는 밭에 심은 녀석들이 잘 자라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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