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온풍기 개조 - 캠핑용으로 소비전력 낮추기

올해 캠핑장에서 사용하려고 구매하였던 한일 미니 온풍기가 자연휴양림 허용 소비전력 600W를 어이없게 초과(798W)하여 제대로 사용도 못해보고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초기 구동 전력이 너무 높아서 그사이 캠핑장 차단기가 작동해 버려 전기가 차단돼버립니다.
 
중고로 팔고 더 낮은 소비전력 제품을 사야 하나 고민해 보다가 다른 제품들도 초기 구동전력이 높을 수 있고, 또 금전적 손해가 크기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 지난글 참고

한일 미니온풍기 리뷰 - 캠핑용 구매 주의!

 

 
제가 구매한 한일 미니 온풍기는 1단(500W), 2단(1,000W)으로 2단계입니다. 그렇다면 내부 회로 어딘가에서 전류량을 조절해 준다는 거니까 그 부분에서 전류량을 각각 반으로 줄인다면 캠핑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1단을 250W로 내린다면 초기에 기동시 소비전력이 이전처럼 150% 올라가도 375W이므로 캠핑장 허용치에 한참 모자릅니다. 그렇게 안정화가 되면 2단계로 올려도 500W 근처일 것이므로 원래의 1단계와 같은 수준이 됩니다. 그럼 따듯한 정도도 비슷하겠죠.
 
뭐 대충 이런 생각으로 한번 분해 해보기로 했습니다. 유튜브나 구글 검색을 통해 어느 정도 기본지식을 쌓은 뒤 열어봐서 내가 어떻게 할만한 수준이 아니면 그냥 덮어버리고 중고로 팔 생각에 시도해 봅니다.
 
 
차례
 
1. 제품 분해
2. 내부 분석
3. 개조
4. 동작확인
5. 캠핑장 실사용 후기('23.6.6. 업데이트)

 
 

관련 지식이 없다면 절대 따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따라하셔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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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해

 
제품 뒷면 볼트 4개를 풀고 커버를 엽니다. 다시 중고로 팔아야 할 수도 있으니 조심스레 커버를 분리합니다.
 

 
 
내부 구조는 아래처럼 생겼습니다. 
PTC 히터와 송풍 팬, 온도조절기, 동작스위치, 아래쪽 회전 모터, 12V전압 변환기, 기울어짐 감지 스위치? 등입니다. 
 

 
 
 

2. 분석

 
이게 PTC 히터입니다. 자동차에도 쓰이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용어나 그런건 관심 없고 구조를 알아보면 이 제품은 4개의 히터를 병렬로 연결하여 사용하고 5개의 단자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회색줄이 PTC히터 본체이고 양옆은 발열판 기능을 합니다.  
 
아래쪽 단자를 순서대로 1, 2, 3, 4, 5라고 하면 1, 5번이 직접 연결되어 있고(갈색선), 2, 4번이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파랑선) 1단계는 갈색과 파랑색선에 교류전원이 공급되어 양쪽끝 히터 2개가 동작하고, 2단계에서는 가운데 3번(하얀 선)에도 추가로 전원이 공급되어 4개 히터 모두가 동작하는 방식 같습니다. 히터 1개에서 250W를 소모한다면 2개가 500W, 4개가 1,000W를 소모한다는 규격과 일치합니다.
 
그럼 저는 1단계에서 1개만 동작하고 2단계에서는 2개가 동작하도록 배선 연결을 바꿔주면 될듯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PTC히터는 그 자체로 전압과 출력이 정해져서 제작되는 듯합니다. 기존처럼 2개, 4개를 사용하면서 소비전력만 줄일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나머지 2개의 히터는 앞으로 사용할 일이 없겠네요.
 
 

 
 
히터 배선을 보아 대략 동작방식을 가늠해 보았는데 스위치를 보니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동작 스위치에 써있는 글자를 구글 검색을 해보니 좀 복잡한 스위치입니다. 중국 업체에서 친절하게 Data sheet를 올렸네요. 한참을 들여다보고 배선을 따라 그림까지 그려가며 파악한 결과 이 스위치를 이용한 동작 방식 중 하나인 XK1-243-1 방식을 적용한 제품입니다. 
 

 

 
 
스위치 가운데는 0, 즉 꺼짐 상태이고 오른쪽으로 1칸 돌리면 1단계로 갈색선만 전원공급이 되고, 2단계는 갈색, 흰색선 모두 전원공급 됩니다. 왼쪽으로 돌렸을 때는 오른쪽과 동일하지만 회전 기능이 함께 동작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곳을 보아도 저항비로 전류량을 조절한다거나 하는 회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동작시키는 히터 갯수를 스위치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다시 PTC히터 쪽으로 돌아와, 배선 연결만 변경하여 1단에서 1개, 2단에서 2개만 동작시키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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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조

 
이제 본격적인 작업의 시작입니다.  1, 5번 단자가 연결된 갈색선 중 1번 단자를 분리시키고 2, 4번 중 2번을 분리시키면 됩니다. 2번은 스위치 쪽으로 연결된 배선이 함께 연결되어 있어 두 가닥 모두 분리시킵니다.
1번과 2번 단자의 수축튜브를 벗기고 케이블을 빼내려 했는데 너무 꽈 물려있어서 그냥 잘라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쇼트나지 않도록 테이프로 잘 감아주고요.
 

 
 
그럼 이제 1단에서는 제일 오른쪽 히터가, 2단계에서는 오른쪽 2개의 히터가 동작하게 됩니다. 한 번 더 이것저것 확인하고 다시 재조립합니다.
 

 
 
테스트 해보니 확실히 따듯한 정도가 약합니다. 2단은 더 따듯한 것 같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히터가 동작하는 오른쪽에서는 따듯한 바람이 나오는데 왼쪽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옵니다. 
 
음... 귀찮은데 그냥 쓸까 하다가 이왕 해본 김에 배선을 바꿔서 2단일 때 양쪽 끝 히터 2개가 동작되도록 바꾸기로 합니다. 그러려면 다시 2번과 4번을 연결하고 3번을 떼어 1번에 연결합니다.
결국 최초 상태에서 1번 단자에 3번을 연결한 게 됩니다. 
 

 
 

4. 동작 확인

 
다시 동작시켜 보니 2단에서 양쪽으로 따듯한 바람이 나옵니다. 1단은 어쩔 수 없이 한쪽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만 초기 구동 시 소비전력을 낮추기 위한 용도이므로 상관없습니다. 
 

 
 
집에 소비전력 측정할 만한 장비가 없어서 결국 또 이대로 들고 캠핑장에 가봐야겠네요. 적어도 1단계로는 사용할 수 있겠지요. 개조했으니 A/S는 포기해야 하지만 캠핑용으로 구매한 온풍기를 쓰지도 팔지도 못할 상황에서 한가닥 희망이 보입니다.
 

 

5. 캠핑장 실사용 후기('23.6.6. 업데이트)

 
개조한 온풍기를 가지고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휴양림으로 다녀왔기 때문에 지난번과 비교하여 차단기가 내려가는지, 실제 얼마나 전력을 소모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착해서 텐트 설치하고 바로 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1단만 켜고 차단기를 확인해 보니 초기 구동 전력이 442W가 나옵니다. 초기에 350W 정도를 예상했는데 훨씬 높습니다. 그래도 기다려 보니 393W 정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처음 켜고 한 10여초 정도였던것 같습니다. 50W 차이가 나네요.

 

 

2단까지 올렸더니 648W까지 올라갑니다. 이번엔 다행히 차단되거나 경고음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유명산 자영휴양림은 전력량 10% 정도는 여유가 있는듯합니다.
 
하지만 2단(500W)으로 놓고 전기장판까지 사용하려던 계획은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저 상태에서 전기장판을 켜면 700W가 조금 넘을듯하여 또 차단될것 같습니다. 
 
온풍기 1단과 전기장판 제일쎈 3단을 켜니 489W가 나옵니다. 이 조합이 저에게는 최선입니다.
그래도 새벽까지 춥지 않게 잘 잤습니다. 오래 틀어놓으니 공기가 제법 따듯해집니다. 1단으로 해놓으니 오히려 너무 덥지 않게 잘 잔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아에 쓰지도 못할뻔 했는데 이렇게 라도 캠핑장에서 사용할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초기 구동시 600W정도이고 안정되면 450W 정도면 참 좋을텐데 그렇게 개조하기도 어렵고 그런 제품을 찾는것도 어려우니 그냥 이렇게 써야겠습니다. 

 

캠핑용으로 간절기에 사용할 온풍기를 알아보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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